당진화력발전소 민간환경감시센터 김병빈 센터장을 만나다
“태생적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화력발전소...기준 강화돼야”

“원자력은 이미 세계인들이 세계적인 사건(체르노빌, 스리마일섬, 후쿠시마 등)으로 방사능에 대한 그 위험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20년 전부터 민간환경감시센터를 운영해왔습니다. 하지만 화력발전소는 그렇지가 않았어요. 그냥 석탄을 태워 전기를 생산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집에서 아궁이에 불을 떼는 정도로 생각했죠”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당진화력 민간환경감시센터(이하 환경감시센터)의 존재는 특별하다. 전국 최초의 화력발전소를 감시하는 민간환경센터이기 때문이다.

당진은 환경오염물질 3대업종인 제철, 화력, 정유 산업이 모두 있는 것은 물론 대산 석유화학단지 역시 당진과 가까이에 있다. 또한 발전소의 고질적인 문제인 석탄원료야적장의 자연발화와 같은 문제도 소홀한 관리로 늘 있는 일로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민간환경감시센터가 발족하면서 자연발화의 문제는 빠른 개선이 이루어졌다.

이렇듯 지역 공동체와 학교, 기관 및 단체 등에서 환경문제를 설명하는 환경교육과 발전소 주변 지역주민에게 소식지를 배부하고 무엇보다 발전소 내·외부를 순찰 또는 감시하면서 지역의 환경과 나아가 세계의 환경을 지키는 센터의 역할이 앞으로 더 막중해 보인다.

이에 본지는 환경감시센터 김병빈 센터장을 만나 화력발전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화력발전소의 굴뚝을 통해 나오는 오염물질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은 미세먼지의 1급 발암물질 대두와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면서다. 화력발전소는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소 즉 석탄이라는 화석에 불을 붙여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다.

현대사회에서 경제성장의 주 원동력인 전기는 화력발전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원전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화석에너지의 사용은 200년도 채 안 되는 그 짧은 기간 동안 현대사회 문명을 바꿔 놓았다. 하지만 역으로는 200년 동안 지구의 환경을 위기로 몰기도 했다.  

“처음에는 화석연료가 땅에 묻혀있는 보물이었겠죠. 하지만 점점 파헤쳐진 화석연료는 지구가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조절하지 못할 정도로 화력발전소의 원료로 사용되고 산림훼손도 진행되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확 높아지면서 지구가 천천히 열을 받기 시작한 거죠”   

지구온난화 문제와 더불어 초창기에 가동된 화력발전소들은 높은 굴뚝에서 까만 연기로 배출되는 석탄연소의 오염물질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당진에 들어선 화력발전소부터는 저감설비가 설치됐다.

“당시는 처음으로 지어진 화력발전소 근처의 주민들이 유병률이 높고, 기관지 천식환자가 느는 등의 일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지 않았지만 환경운동연합이 창립되면서 화력발전소의 오염물질에 대해 알게 되었고 지어야한다면 분산을 시켜서 짓고, 황과 질산을 잡는 탈황탈질 저감설비 없이는 지을 수 없다고 했죠. 그렇게 당진, 하동, 태안에 환경저감설비를 설치한 발전소가 세워졌어요”

“총량규제 강화...연간배출량 더 줄여야”

현재 화력발전소는 배출허용기준을 농도규제로 두고 있는데 김 센터장은 총량규제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농도규제가 굴뚝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에 순수한 산소를 섞어 희석시켜 배출했을 때의 오염물질의 농도를 기준을 정해두고 규제하는 것이라면 총량규제는 말 그대로 연간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탈 석탄으로 가고 있는 세계의 화두 역시 과거는 전쟁과 기아였다면 요즘은 온통 기후변화 대응이다. 앞으로 재생가능에너지로 가야만 하는 이유 역시 지구의 자정능력의 한계가 다가왔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온실가스배출 국이다.

“사실 화력발전소는 태생적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산업입니다. 소형화 화력발전소는 지구의 자연환경이 감내할 수 있지만 초대형규모의 발전소는 더 이상 지구의 자정능력에 기댈 수도 없어요”

200년 전에는 노예를 해방하라는 누군가의 말이 바보소리를 들었고, 100년 전에는 여성참정권을 보장하라는 누군가의 말이 멍청이 소리를 들었지만 모두가 옳았던 것처럼 현재 환경을 부르짖는 목소리들이 먼 미래에는 당연할 것이라고 말한다.

김병빈 센터장은 현재 감시센터가 발전소의 배출성분과 양을 확인하고 환경농도를 체크하고 있지만 환경농도는 바람이 부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 등 영향을 받기 때문에 더 강화된 기준과 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농도는 순간오염농도가 더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현재는 월 또는 연평균으로 환경농도를 기준으로 법이 운영되는 허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보완은 꼭 필요한 문제죠”

지난해부터 1년 6개월간 시범사업으로 운영된 당진화력발전소 민간환경감시센터는 오는 10월 시범사업을 종료하고 당진화력발전소 주변의 환경민원 급감과 당진화력의 자발적 감축 이행, 화력 인근지역 주민공동체의 소통창구 확대 등의 성과로 11월부터 민간위탁으로 전환된다. 

앞으로 민간환경감시센터는 대기·소음·악취·토양·해양수질·발전소폐수 등의 오염물질의 측정 및 분석을 통해 발전소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민원조사와 환경감시활동을 계속 전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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