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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맨] 중국에 가려진 미세먼지 해법

[로드맨] 중국에 가려진 미세먼지 해법
입력 2019-03-30 20:18 | 수정 2019-03-3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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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이제 미세먼지 문제는 환경을 넘어 정치적 논쟁거리가 됐습니다.

    국내 요인을 거론하기만 해도 중국발 문제를 덮으려 한다, 이렇게 비판하는 분들도 있죠.

    지난 주 로드맨은 지방 중국 소도시까지 훑어가며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중국발 먼지는 꼭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당장 뾰족한 수가 나오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 우린 당장 뭘 할 수 있을까요.

    이곳에는 10기의 화력 발전 설비가 있는 곳인데요.

    한 번 둘러 보겠습니다.

    [마을주민]
    ("이게 뭐예요?")
    "연탄이라 연탄."
    ("흙은 아닌가요?")
    "흙은 아니죠. 이거 봐요. 창틀을 한 번 보세요. 미세먼지 마냥 날아와요."

    [마을주민]
    ("냉장고에 어떻게 탄이 들어와요?")
    "여기 위에 올라가봐요. 여기 봐봐."
    ("냉장고 옆에 김치 통인데요. 여기도 이렇게 지금 까만 가루가 이렇게 쌓여 있습니다.")
    "이게 뭐야. 뭘 할 수 있겠어, 집안에서."

    이 지역 관측소의 미세먼지 농도는 현재 67마이크로그램입니다.

    [김병빈/민간환경감시센터장]
    "1차적으로 나오는 먼지도 문제이기는 하지만 1차로 배출 된 황산화물이나 질산화물이 2차 반응에 의해서 또 다른 미세먼지로 전환되는 양도 더 많기 때문에."
    ("이 친구들이 일종의 미세먼지 예비군이군요.")
    "그렇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마을주민]
    "폐쇄성 폐질환 약을 많이 먹어서 이렇게 다 까매졌어요. 이런 거는 여기서 알아주지도 않아요."

    [마을주민]
    "우리 아들도 여기서 공해 나빠서 병들어서 죽었잖아."
    ("아, 정말로요?")
    "50살도 안 된 사람이. 여기서 죽은 사람들 많지."

    당진 화력발전소에서 25km 가량 떨어진 제철소.

    뒤에 보시는 이곳의 미세먼지 원인 물질 배출량이 최근 4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유종준/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규제 강화) 적용 대상이 석탄 화력 발전소에만 국한 돼 있어요. 저희들이 보기에는 제철소가, 현대 제철이 충청도에서 가장 많은 대기 오염물질 배출하는 시설이거든요. (규제가 약하다 보니) 충분한 환경 저감 설비를 설치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

    이렇게 석탄화력발전소와 철강공장까지 밀집한 당진.

    우리나라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동네도 이곳일까요?

    아닙니다.

    바로 이곳 안성입니다.

    현재 미세먼지 현황판을 보면 100마이크로그램이 넘습니다.

    이곳이 서울에서 70KM이상 떨어져 있고요.

    또 여기가 공장 지대도 아니거든요.

    [이경수/안성 시민]
    ("안성이 초미세먼지가 1위랍니다.")
    "여기가요?"
    ("알고 계셨나요, 혹시?")
    "몰랐습니다. 저도 여기 청정 지역이라고 생각 했었는데."

    [학생들]
    "안성. 안성 1위."
    ("어떻게 알았어요?")
    "인터넷에서 봤어요."
    ("어떤 생각이 들어요?")
    "이민 가야겠다."

    [안성시청 환경과장]
    "인근 지역에 있는 화력 발전소나 항만에서 발생하는 선박 오염 물질이 서풍을 타고 안성으로 유입 되면서 산지에 막혀가지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거 같습니다. 귀농해서 오신 분들도 보면은 전화가 와요. 안성 친환경 도시고. 깨끗해가지고 왔는데 이게 뭐냐."

    대도시나 공장지대가 아니라도 오히려 미세먼지 피해를 더 많이 입을 수 있다는 겁니다.

    미세먼지에 관심 많으신 분들이라면 '어스 널스쿨'이란 웹사이트 한번쯤 보셨을 겁니다.

    위성사진으로 잘못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바람 등 국제 기상예보 정보를 종합해서 보기 좋게 시각화해 놓은 곳이죠.

    이달 초 중국발 스모그가 전국을 휩쓸었을 당시 이 사이트의 미세먼지 시뮬레이션, 언론을 통해서도 아마 많이 보셨을 텐데요.

    숨이 턱 막히죠?

    그런데 이 그림은 많이 못 보셨을 겁니다.

    지난해 7월인데요.

    대륙발 북서풍의 영향이 전혀 없는 시기인데도 수도권, 그리고 특히 부산 울산 공업지대 주변이 붉게 물들어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말고 실측 데이터를 찾아 봤더니, 당시 특히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열흘 가까이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심각한 대기정체 현상이 이어지면서 초미세먼지 수치가 최고 170마이크로그램까지 치솟았습니다.

    중국발 요인에 가려 체감을 못할 뿐 국내 미세먼지 역시 무시 못할 양이라는 뜻일텐데요, 이렇게 숨은 유발요인 찾기에 로드맨이 나섰습니다.

    제가 그 현장에 왔습니다.

    국내 공장 지대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을 이 드론으로 단속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한번 가보겠습니다.

    [김정훈/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
    "약간 모기같이 생겼죠?"
    ("네.")
    "오염물질을 흡인할 수 있도록 고안한 장치입니다."

    [김정훈/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
    ("문제가 있다고 드러나면 어떻게 합니까?")
    "이제는 단속반이 들어갈 타이밍이죠."

    조금전 드론이 측정한 결과를 토대로 이렇게 단속반이 현장에 나왔습니다.

    "배출시설 점검 좀 하겠습니다."

    하지만 한계도 명백합니다.

    [유현숙/수도권대기환경청 사무관]
    "수도권 16,000개 사업장에 감시 드론은 단 2대뿐이고…소규모 사업장은 아직까지는 (오염물질 측정장비 설치가)의무화 돼 있진 않고…"

    중국 등 우리나라 밖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도 이번 달부터 항공기로 관측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사]
    ("오늘 좀 성과가 있으셨는지?")
    "백령도 밑까지 직선으로 왕복 비행을 하면서 오염 물질들이 약간씩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을 했습니다."

    [이상욱/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 연구사]
    "저희가 위성에서는 어느 곳에 오염물질이 분포 돼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위에서 보니까요?")
    "네. 맞습니다."

    이렇게 장기적인 대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은 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된 당장의 삶이 더 걱정이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어린아이]
    "엄마가 밖에서 못 놀게 해요."

    [김민정/시민]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마스크라든지 시대적으로 많이 소비가 되잖아요. 그런 걸 지원한다던지…"
    ("굴뚝을 막지 말고 입을 차라리 막는 게 빠르다 이거군요.")
    "네. 굴뚝을 막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서요."

    [임성주/시민]
    "공공장소에 공기청정기를 놓는다던지…"
    ("지하철이라던가?")
    "네."

    [이정엽/시민]
    "쓰레기 문제라든지 심각하잖아요. 정부의 대책도 중요한데 일반 가정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건 실천해야 될 것 같아요."

    어느새 일상이 된 미세먼지,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닌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텐데요.

    지금 보시는 그래프는 지난해 서울 초미세먼지 월평균 농도입니다.

    체감하시다시피 봄 겨울에 심하고, 가을은 좀 낫죠?

    여기에 미세먼지 관련 언론 기사 수를 대입해볼까요?

    추이가 상당히 비슷합니다.

    미세먼지가 심할 땐 각종 기사가 4만 개 씩 쏟아지지만, 당장 공기가 괜찮아지면 비판과 관심도 급격하게 잦아든다는 뜻입니다.

    저희를 비롯한 언론부터 먼저 반성해야 할 대목인 것 같습니다.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때만 부랴부랴 비상조치를 시행해선 소용이 없듯, 일관성 있는 정책 꾸준히 진행하고 또 잘 하고 있는지 늘 관심 가져야겠습니다.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미세먼지 대책, 언제쯤 나올 수 있을지, 정부 사업단장에게 물었습니다.

    [배귀남/미세먼지사업단장]
    "지금까지의 어떤 정책이 배출(오염 억제) 중심으로 와 있는데 실은 현재의 상황들을 국민들한테 조금 더 설득력 있게 가기 위해서는 노출(피해 예방) 관리가 필요하다…특히 이제 초등학생이라던가 어린 유아원…"

    중국발 미세먼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국내 요인을 줄여가는 정책이 늦게나마 실시되고 있습니다.

    일선 학교에 공기청정기를 보급하는 등 당장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봉책으로만 끝나지는 않을지,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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