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제목 : [발전산업신문]안전불감증 걸린 동서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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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시센터 작성일 18-06-20 09:54본문
▲ 한국동서발전(주)(사장 박일준) 당진화력본부 3·4호기 O/H 작업현장(충남 당진시 석문면 소재)에서 슬러지 처리시설 작업 중이던 하청업체 관계자 3명이 석탄재와 증기,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는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맨홀 뚜껑(붉은 색 원)이 열리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상에 갑질도 이런 갑질은 없다. 갑질 사고다. 감독관이 출근도 않고 전화로만 작업지시를 했다. 태그도 그렇고…. 한전KPS, 한전산업개발 직원 모두 신입직원들 뿐이었다.”
5일 한국동서발전(주)(사장 박일준) 당진화력본부에서 작업자 3명이 애쉬와 증기,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철저한 현장조사 후에 밝혀지겠지만 이 증언처럼 작업현장을 지휘해야 할 동서발전 감독 A가 출근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감독A는 전화로 작업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와 충격이다. 이 증언이 사실일 경우 동서발전의 심각한 안전불감증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예고된 사고였다는 비판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동서발전(주)(사장 박일준) 당진화력본부에서 계획예방정비(O/H) 중이던 작업자 3명이 1∼2도의 화상을 입는 사고가 최근 발생했다.
간략한 사건 개요는 다음과 같다.
지난 5일 당진화력본부 4호기 BAH Clinker Grinder-C에서 O/H 중이던 한전KPS 직원 이씨와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슬러지 막힘 해소 작업을 완료하고 고착해소 테스트를 한 뒤 맨홀을 닫으려는 순간 발생했다.
상부 Stop Gate가 갑자기 열려 물과 Ash가 혼합된 Ash Slurry가 맨홀로 넘쳐 나오면서 작업자를 덮쳐 1~2도 수준의 화상을 입었다는 게 동서발전 설명이다.
▲ 한국동서발전(주)(사장 박일준) 당진화력본부 O/H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5일 발생, 작업자 3명이 슬러지 처리시설에서 쏟아진 석탄재와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진화력본부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고 발생 후 43분 만에야 119 신고…은폐 의혹
사고 발생 일시를 동서발전은 5일 09시 36분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면, 당진소방서는 사고가 발생된 시각을 10시 18분경으로 기록하고 있다.
사고 발생 후 신고하기까지 43분여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
작업 현장에는 작업자 3명 외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일까?
감독관은 어디 있었고 작업지시는 매뉴얼 대로 실행 한 것인가?
최초 신고자는 감독관이었나? 아니면 제3자인가?
이러한 지궁금증은 차처하고 보다 정확한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당진소방서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자.
현장에 출동한 소방서 관계자는 “안전사고 발생 당시 재해자 가운데 1명은 직접 운전해 병원으로 이동했고 나머지 2명은 119 구급차를 타고 당진종합병원으로 수송”해 치료를 받도록 조치했다.
이 정황만 보면 재해를 입은 당사자가 직접 운전해 병원까지 이동한 이유가 혹시 사고를 축소하려 든 게 아닌가 하는 궁금증이 인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뒤 신고 접수한 것과 관련해 당진소방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안전사고가 발생 할 경우 5분~10분이면 신고가 접수되는 게 일반적”이라며 50여분이나 지나 신고한 것에 의아해했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이에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 놀라고 당황해서 어쩔 수 없었던 것 아니겠냐”며 사고 현장을 은폐하려거나 축소하려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 5일 발생한 한국동서발전(주)(사장 박일준) 당진화력본부 O/H 안전사고 현장. 슬러지 처리시설에서 쏟아진 석탄재가 가득하다.
■ 상대 탓하며 책임 떠넘기기만 급급
은폐 및 축소 의혹은 뒤로하더라도 사고원인을 파악하고 대안을 수립하기 위한 늦장 조치는 아쉬운 대목이다.
동서발전 안전품질실은 9일 오후에야 당진화력본부 사고 현장을 찾았다. 사고 발생 나흘만이다.
어린이날 대체 휴일이 있어서라지만 업무 복귀 이틀만의 현장조사에 나선 안전품질실 관계자들은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에 걸쳐 현장을 둘러보고 작업자들을 심층 면접하는 등 사고원인 파악에 들어갔다.
“A감독이 사고 당일 출근하지 않았다는 증언”과 관련해 “우리가 파악한 사실과 다르다.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면서도 A감독이 출근여부를 확인했는지에 대해선 조사 후에야 알 수 있다는 답변뿐이다.
동서발전 이 관계자를 향해 3~4차례에 걸쳐 감독이 사고 후 현장에 나타난 것이 아니라 사고 전에 출근한 것을 확인했는지, 작업 지시는 구두나 전화로만 한 것인지를 묻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함께 있었다는 증언을 했다”며 “근태 여부 등 세밀한 부분은 현장작업자들과 면담을 갖고 파악해야 할 것 같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 최고경영자가 직접 원인 파악하는 등 재발방지 모습 보여야
안전사고와 관련해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이다.
동서발전은 감독관이 정상 출근해서 절차대로 현장에서 작업지시를 했는지 사실여부를 외면한 채 시운전과 정비 상태만을 조사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전KPS는 정비 중이었다는 점을 들어 책임을 피해 가고 있다.
시운전을 담당한 한전산업개발 역시, 테스트를 한 뒤 맨홀을 닫으려는 순간 발생한 사고인 만큼 정비 불량과 태그가 보이지 않아 작업을 진행 한 것 이라는 등 한전KPS와는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A발전사 관계자는 “재발방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다해야하는 데 발전사 직원이 직접 정비를 하지 않다 보니 안전사고를 하도급업체일로 치부하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면서 안전의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불어 “크고 작은 안전사고 발생시 발전사 사장과 임직원이 자사의 일로 해석하고, 직접 원인을 파악해 재발방지 대책을 주문하면서, 협력업체 사장들과 만나는 등의 의지를 보여야 재발방지를 할 수 있지 않겠냐”면서도 “실효성은 의문”이라 답했다.
▲ 슬러지 처리시설에서 쏟아진 석탄재가 가득한 한국동서발전(주)(사장 박일준) 당진화력본부 O/H 안전사고 현장.
■ 연이은 안전사고에서 아무것도 배운 게 없는 동서발전
최근 3년간 당진화력본부에서는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2016년 4월 19일에는 당진화력발전소 작업자가 석탄 분쇄기 안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진화력 1호기에서 작업하던 협력업체 근로자 A씨가 분쇄기 안에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분쇄기 안으로 들어가 청소 작업을 진행 중이었지만 이를 알지 못한 동료가 석탄 분쇄기 시험운전을 위해 작동 버튼을 눌러 사망에 이르렀다.
협착사고의 악몽이 잊혀 지기도 전에 2개월 뒤엔 당진화력 1호기 전기실 고압차단기가 터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협력업체 직원 3명이 2~3도 화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1호기는 예방점검을 받고 있어 가동이 정지된 상태였지만 고압차단기를 점검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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