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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사망선고 SMR' 미련 못버린 정부·여당, 이제는 보내줘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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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시센터 작성일 23-11-2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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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브리핑의 주요 내용

  • 유타 소형모듈원전사업(CFPP) 철회 이후 16개 미국 증권소송 전문로펌이 뉴스케일에 대해 SMR 사업 허위과장 및 부실공사로 인한 투자자 손해를 배상하라며 집단소송 개시
     
  • 이번 집단소송으로 뉴스케일의 파산전망까지 점쳐지는 가운데, 뉴스케일의 보통주 64%를 보유한 국내기업들 수천억원대 손실 불가피
     
  • 미국 증권가에서는 시장의 감시기능이 작동하며 SMR의 허위과장논리가 여과되고 있으나, 국내에선 정부·여당·언론이 SMR 허의과장 논리를 확대 재생산해 기업들의 잘못된 투자를 오도하고 있음
     
  • 지난 25년간 4,600억원대 민관예산이 투입된 일체형모듈원전(SMART, 100MW) 개발사업 실패에 대한 반성도 없이 또다시 SMR용 국민혈세 요구는 후안무치한 처사임
     
  • 지난해 세계 발전량에서 태양광·풍력발전량 비중은 12%로 이미 원전(9.2%) 비중을 추월, 원전에 우호적이던 국제에너지기구도 재생에너지 급성장추세를 인정하며 에너지전환을 촉구
     
  • 정부의 ‘태양광 때리기’ 사정국면에 국내시장이 침체되고 있으며, 최근 국내 태양광제조업체의 국내공장 감축과 미국공장 확대계획으로 ‘태양광 엑소더스’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
     
  • 정부·여당은 SMR로 또다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국내기업들이 세계 에너지전환추세에 실기하지 않고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올바른 정책신호와 지원예산을 제공할 필요

 

본문

  • 감시기능이 살아있는 미국시장은 SMR에 집단소송
  • 30년 허비한 국내외 SMR 개발사 되돌아봐야
  • 국민 혈세 1,820억원 작지 않으며, 기업에도 잘못된 신호
  • 세계적 에너지전환추세에 SMR로 낭비할 시간 없어
  • SMR, 이제는 보내줘야 할 때

 

에너지전환포럼은 지난 11월 7일 브리핑을 통해 미국 뉴스케일 파워(이하 뉴스케일)의 사실상 유일한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업인 유타주 지방전력협회(UAMPS)와의 무탄소발전사업(CFPP)의 무산위기를 지적했다. 실제로 뉴스케일은 지난 8일 CFPP사업의 철회를 발표하였고, 뉴스케일의 주가는 폭락하였다. 이는 뉴스케일의 전신인 오레곤주립대 연구팀이 미국 에너지부으로부터 지난 2000년 <다목적 소형원전 개발사업>으로 시작해 20년 넘게 독점적으로 지원혜택을 받아온 결과물이기에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훨씬 뒤쳐져 있는 미국의 다른 SMR 개발사들을 포함해 세계 SMR 개발사업에 치명타를 입힌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뉴스케일은 지난 10월 6일 체결한 암호화폐 채굴업체 <스탠다드 파워>사와의 대형전력공급(1,848MW) 계약도 있기 때문에 이번 CFPP 사업 철회가 SMR개발사업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공매도보고서가 공개되었는데, 이 계약발표야말로 뉴스케일이 사업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재정여건과 사업규모에서 걸맞지 않은 위장업체를 내세운 증권사기, 부실공시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한 뉴스케일의 사업철회 발표 전후 16개의 증권소송 전문로펌들이 같은 취지로 뉴스케일에 대한 집단 손해배상소송 원고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뉴스케일 소송전에 쇄도하는 로펌들, 한국 투자기업들의 암울한 전망

뉴스케일 소송전에 뛰어들고 있는 로펌들 대부분은 다년간 증권소송에서 실적을 쌓아온 베테랑들이라는 점에서 뉴스케일의 향후 전망은 더욱 어둡다. 지난 3일 원고인단을 모집하기 시작한 포메란츠(Pomerantz)는 2018년 ‘브라질 석유공사’로부터 무려 30억 달러의 투자자 손해배상 합의금을 끌어낸 바 있다. 지난 16일 합류한 로젠(Rosen) 역시 지난 2019년 한 해에만 기업상대 집단소송에서 4억 3천만 달러를 배상 받았다. 지난 17일 합류한 커비 매키너니(Kirby McInerney)는 지난 2013년 ‘씨티그룹’을 상대로 증권사기혐의로 인한 투자자 손해배상 소송에서 5억 9천만 달러의 합의금을 끌어낸 바 있다. 이 로펌은 지난 2021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공익제보자상>을 수상하는 등 금융당국의 신뢰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들의 소송인단 모집대상은 대부분 지난 3월부터 최근 뉴스케일의 SMR 개발사업 취소발표 직전까지 주식을 매입했다가 손실을 입은 주주들에 맞춰져 있다. 뉴스케일에 투자한 국내기업들은 대부분 뉴스케일의 주식 상장 시기인 지난 2022년 이전에 투자했는데, 그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아예 원고자격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 소송으로 인한 주가 추가 하락의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전망이다. 뉴스케일의 주식은 이번 사업취소로 인해 지난해 최고치인 14달러대에서 이미 2달러대로 폭락한 상태다. 뉴스케일 투자 국내기업들은 경영권 방어용인 B종 주식을 제외한 보통주(A종)의 64%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수천억 원대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뉴스케일 사태의 원인, 정치적 ‘원전부활론’과 시장현실 간 혼동

미국은 이처럼 시장의 감시기능과 징벌기능이 작동하기 때문에 SMR 개발사업의 허위·과장홍보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국내의 경우 정부와 언론이 지난 수년간 ‘SMR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며 기업과 개인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주고 있다. 최근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산업통상자원부의 <혁신형 소형모듈원전 기술개발사업단>과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7일 워크숍을 열어 뉴스케일 사태는 “과도기적 상황일 뿐”이며, “SMR은 필수”라는 입장을 내는가 하면, 언론사들이 이를 교차검증없이 그대로 홍보하고 있어 여전히 ‘묻지마’식 원전투자와 혈세낭비를 부추기고 있다.

사실 뉴스케일 사태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웨스팅하우스사를 파산시킨 ‘AP1000’ 원전사업 역시 미국 정부가 지난 1988년 시작한 차세대경수로사업(ALWR)에서 추진된 중규모 모듈형 원전사업(AP600, 650MW)에서 비롯되었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1998년 AP600의 설계인증을 받았지만, 경제성 부족으로 용도폐기하고 AP1000으로 설계를 변경해 2006년 1차 설계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이 설계로 설계인증보다 더 까다로운 건설·운영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전기사업자들은 컨소시엄(NuStart)을 구성해 웨스팅하우스에 설계수정을 3차례나 요구했고, 최종 설계인증의 지연과 건설 과정에서 비용 폭증으로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2017년 파산한 바 있다.

 

국내 역시 이미 SMR 개발실패의 전례가 있다. 지난 1997년부터 25년간 정부와 민간투자 4,600억이 투하된 ‘SMART(일체형모듈원전, 100MW)’ 개발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 허황된 기술개념의 상용화를 위해 한전 등 공기업들을 동원해 억지투자를 받아내었고, 당시 과학기술부는 안전규제기관의 지위를 이용해 “표준설계인증(2011년 인증, 2022년 설계변경)”까지 끌어냈지만, 국내외에서 이를 구매하겠다는 전기사업자는 전무했다. 미국의 경우, 전력시장의 필요와 무관하게 드리마일 원전 사고(1979) 이후 침체한 원전 시장을 부활시킨다는 정치적 논리에서 파생된 실패였다면, 국내의 경우는 단순연구 수준이던 SMART사업에 과학기술부의 그릇된 실적내기 욕심과 이명박 정부의 허황된 “80기 원전수출” 정책이 빚은 참사다(※별표 1 참조).

 

SMR 개발사업들의 실태

국내기업들은 뉴스케일에 대한 투자 말고도 X-Energy, 테라파워 등에 삼성물산, SK 등이 거액을 투자한 상황이다. 국내 일각에서는 뉴스케일의 기술은 실패했더라도 이들 나머지 SMR 개발사들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설계는 완성조차 하기 어려운 기술개념 수준이거나, GE사의 ‘BWRX-300’처럼 부분설계에 대해서만 미국 규제기관의 초기 심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뉴스케일 사례와 같은 기존의 설계인증 과정을 거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이미 2000년 미국 에너지부의 다목적소형경수로사업(Multi-application Small Light Water Reactor)부터 지원을 받아온 뉴스케일과 달리 개발 준비가 되지 않은 기업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에너지부가 이들에 대해서도 일부 지원을 하였는데, 이는 원자력업계에 대한 지원 형평성 고려와 내부경쟁을 유도한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예를 들어 지난 1988년 ALWR사업도 애초부터 웨스팅하우스의 AP600 설계를 적자로 선택했지만, GE 역시 같은 사업의 지원을 받으며 이른바 SBWR(Simplified Boiling Water Reactor) 설계를 개발했다. 그러나 GE는 지난 1998년 10년간의 개발사업을 중도 철회한 바 있다. GE의 ‘BWRX-300’ 설계는 현재도 뉴스케일을 제외한 나머지 SMR 개발사들중 가장 앞서 있는 편이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일 뿐 설계완성과는 거리가 멀다.

 

국민혈세 낭비도 문제지만, 기업들에 대한 잘못된 신호도 문제

지난 며칠간 국내 언론사들은 국회 예산결산심사소위의 SMR개발사업을 포함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력 개발예산 1,820억 원 삭감을 두고 비난성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원전 개발사업의 타당성을 판별할 전문성도, 이를 교차검증할 의지도 없는 언론사들이 “SMR은 대형 원전보다 안정성과 경제성이 뛰어나다”며 무책임하게 ‘아무말 대잔치’를 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국내 언론사들의 ‘SMR 대세론’을 믿고 미국 뉴스케일에 투자한 국내기업들과 개인투자자들이 이미 수천억 원대의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일말의 반성도 없이 또다시 홍보성 SMR 언론보도는 주가조작 세력을 방불케 한다.

전통적으로 원전에 우호적이던 국제에너지기구(IEA)조차 지난 10월 발표한 세계에너지전망에서도 원전과 재생에너지간 큰 실적 차이와 전망을 내놨다. IEA는 이 전망에서 태양광, 풍력발전이 원전을 압도적으로 추월해 성장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명시적 정책시나리오(STEPS), 즉 각국 정부의 공식정책에 기반한 가장 보수적인 전망에서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보다 적극적인 목표선언 및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재생에너지와 원전 간 더 큰 격차를 전망한다. IEA와 석유개발사인 BP사의 통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 2022년 세계 풍력과 태양광의 발전량(3,428TWh)은 원전 발전량(2,803TWh)을 추월했으며, 발전 용량에서도 태양광은 220GW, 풍력은 75GW가 늘어난 반면 원전은 불과 4GW 증가에 그쳐 향후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실적 차이는 더욱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그림 3> 참조).

무섭게 변화하는 세계 에너지전환 추세 앞에 국내 기업들이 생존하려면 재생에너지의 확대와 기술개발투자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에 정부·여당과 언론의 철 지난 ‘원전타령’은 미래세대에게 치명적인 해악이 된다. 국내 유일 태양광 제조업체인 한화큐셀은 윤석열정부가 1년이 넘게 사정기관들을 동원한 ‘태양광 때리기’로 국내 시장이 위축되자 결국 최근 음성 태양광 모듈생산라인을 감축하고 대규모 인력감축을 실시하고 있다. 반면 태양광수요가 급성장하고 있는 북미시장의 생산라인은 확대할 계획을 밝히고 있어, 태양광 ‘엑소더스’가 벌어질 전망이다. 정부·여당은 지금이라도 ‘원전타령’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투자환경을 개선해 미국과 유럽으로 떠나가고 있는 기업들을 돌려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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