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적자 쌓여도 전기 '펑펑' 한국, 언제까지 견딜까 > 기후·환경·에너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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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한전 적자 쌓여도 전기 '펑펑' 한국, 언제까지 견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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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시센터 작성일 22-08-1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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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칼럼 - 온기운 에교협 공동대표)



화석연료 가격 급등으로 많은 나라에서 전기요금이 치솟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의 가스 가격은 지난해 동기 대비 4배, 석탄 가격은 3배 이상 각각 올랐고, 이에 따라 많은 나라에서 도매 전기요금이 3배 이상 올랐다.
 

일본에서는 최근 ‘전력난민’으로 불리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력난민이란 전기요금이 급등하는 가운데 전력수급 계약이 어려워지는 기업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해 1월 이후 도쿄전력 기준 전기요금은 저압 40%, 고압 37%, 특별 고압 44% 상승했다. 연료 수입가격의 상승에 따라 연료비 조정단가가 매월 꾸준히 상승한 영향이다.

일본 전력회사는 매월 ‘평균 연료가격’과 ‘기준 연료가격’을 바탕으로 산정된 연료비 조정액을 2개월 후 전기요금에 반영한다. 그런데 연료비 조정액에 상한(기준 연료가격의 1.5배)이 적용되기 때문에 최근 연료비 급등 상황에서 재무적 부담이 커진 전력회사가 고압·특고압 신규 공급계약을 중단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전력난민이 의지할 곳은 최종보장공급이다. 이는 전력회사의 도산 등으로 전력계약을 할 수 없게 된 수용가를 위해 국가가 준비한 사회안전망으로 도쿄전력 파워그리드나 간사이전력 송배전 등 전력의 안정공급을 관장하는 일반 송배전 사업자가 제공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전력사정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과 기업이 늘고 있다. 러시아의 대유럽 천연가스 공급 축소 영향으로 7월 유럽 전기선물 가격이 역대 최고치로 급등했다. 전기요금 급등과 전력공급 부족으로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많은 가정과 기업이 냉방을 하지 못하고, 공장을 제대로 돌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화석연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연료비 수입과 전력생산비 급등 부담을 다른 나라 이상으로 크게 감당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전력이라는 공기업이 연료비 증가분의 태반을 떠안고 있는 가운데 가정과 기업은 전력난민 신세를 면하고 있다.

한전의 전기요금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연료비 연동제’가 적용돼 주기적으로 조정되도록 돼 있다. 즉, 전력가격은 직전 1년간 평균 연료비인 ‘기준연료비’와 직전 3개월간 평균연료비인 ‘실적연료비’ 격차를 기초로 3개월 단위로 조정된다. 그러나 ‘무늬만 연료비 연동제’일 뿐 이게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분기별 연료비 조정단가가 직전 분기 대비 최대 ±5원/kWh으로 제한돼 연료비 급변동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요금인상에 제동을 거는 ‘유보권한’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전이 연료비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스스로 그 부담을 지다 보니 영업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5조 9000억원, 올해 1분기에만 7조 8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으로 30조원 가량의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고 

지금의 상황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 전력설비가 수요에 부응할만큼 확보돼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전이 총괄원가에도 못미칠 정도로 전기를 싸게 공급하는 것은 한전의 부실 심화 외에도 국가적인 비효율을 초래한다. 전기요금이 적정 수준보다 낮으면 전력 과소비와 과잉생산이 발생하고 이는 온실가스나 오염물질 등 외부비용의 발생을 증가시켜 사회적 후생을 감소시킨다. 국가적으로는 화석연료 과다 수입으로 요즈음처럼 무역수지 악화를 초래한다.

한전이 언제까지 전력난민의 방패막이가 될 수는 없다.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하고 이러기 위해서는 요금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행 연료비 조정단가의 변동폭을 확대하고, 정부의 유보권한을 축소해야 한다.

전력시장 개선도 필요하다. 현재 전력입찰 시장에서 적용되는 연료비 위주의 변동비반영시장(CBP)을 환경비용을 포함한 가격입찰시장(PBP)으로 바꿔야 한다. 이렇게 되면 석탄과 가스발전간 급전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석탄 등 기저발전이 누려온 인프라마진(Inframargin)도 줄어들 수 있다. 이는 온실가스와 한전의 전력구입비를 줄이는 요인도 된다. 배출권비용 등이 입찰가격에 반영되면 기후환경요금을 지금처럼 별도로 떼어내 소비자에게 부과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또한 이렇게 되면 환경비용이 소매요금에 제대로 전가되지 못함으로써 한전이 환경비용의 일부를 떠안아야 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아울러 전압별 전기요금 체제가 확립돼야 한다. 고압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산업용 전기요금은 상대적으로 낮게, 저압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가정용이나 일반용 전기요금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도록 하는 것이다.

전기요금 조정과 관련된 독립된 기구를 설치할 필요도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처럼 전력회사, 소비자, 공익위원 등의 대표로 구성된 독립된 위원회에서 요금인상 요인에 대한 정기적인 심의·의결을 통해 전기요금 조정 등에 대한 결론을 내는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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